'100억 쾌척' 넥슨재단 "가치있는 즐거움엔 끝이 없다"


2020-11-17

'100억 쾌척' 넥슨재단 "가치있는 즐거움엔 끝이 없다"

개인이 고민하던 '치료·재활', 공공영역으로 이끌어내
'브릭·작은책방·NYPC' 이어 IP활용 '보더리스' 기획중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넥슨재단은 가치 있는 도움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주려고 합니다. 치료·재활이 필요한 아이가 건강을 회복해 온전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큰 즐거움이 있을까요."

넥슨재단이 국내 최초의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100억원을 쾌척했다는 소식에 업계가 들썩였다. 왜 어린이 재활병원일까. 공미정 넥슨재단 국장은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일이 뭘까 항상 고민한다. 필요성·절실함에 집중한다"고 넥슨재단이 추구하는 가치를 먼저 꺼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공미정 넥슨재단 국장. 2020.11.13 pangbin@newspim.com

 

지난 2018년 설립된 넥슨재단은 재단 설립 전인 2014년부터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200억원을 기부했다. 이후에도 환아를 위해 총 16억원을 기부했고, 지난해 2월엔 공공 분야 최초 어린이 재활 전문병원인 '대전충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위해 1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나아가 올해도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공미정 국장은 "넥슨이 병원을 짓는 일, 그건 우리가 잘할 수 있다고 믿고 갈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비용도 많이 들고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넥슨에 온라인 보드게임사 '쿼드디멘션스'를 매각했던 창업자이자 미국 유학 중 장애를 입은 이철재 대표가 2012년 푸르메재단에 매각 자금 중 10억원을 기부했고, 이 소식을 들은 김정주 NXC 대표가 깊은 뜻에 공감, 10억원을 보태면서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어린이재활병원·완화의료센터의 필요성은 어린이와 가족의 삶의 질을 고려했을 때 분명 필요하고 절실한 문제였다"며 "영국에선 이미 40년 전부터 관심 갖기 시작했던 완화의료센터가 우리나라에선 아직 개인의 영역에 머물러 있더라. 개인의 문제를 같이 나눠가는 계기가 됐고, 도움 될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라고 두 손을 모았다. 김 대표가 의미 있게 시작한 인연이 넥슨 직원들의 재능기부활동과 넥슨재단의 꾸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단 활동에 필요한 자금은 넥슨 지주회사인 NXC와 넥슨 코리아가 함께 출연한다. 매년 별도로 정해진 금액은 없으며, 사회공헌 사업의 의미와 내용에 따라 액수도 정해진다.

넥슨재단은 장난감용 벽돌 '브릭(brick)'을 국내뿐 아니라 캄보디아·네팔·미얀마 등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하며 창의력 증진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지난 2005년부터 국내·외 지역 총 130여곳에 '작은책방'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지식을 얻고 동시에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지원했다.

병원부터 책방까지 다채로운 영향력을 떨친 넥슨재단의 다음 행보는 어떨까. 공 국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예술인과 일반 시민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보더리스(Borderless)'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넥슨이 가장 잘하는 '게임' 지적재산권(IP)을 중심에 놓고 경계(border)를 무너뜨리는(less) 새로운 창의활동이 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넥슨재단이 받은 감사패가 진열돼 있는 모습. 2020.11.13 pangbin@newspim.com

 

공 국장은 "코로나19로 예술가들이 많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분들이 게임 IP에도 관심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IP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넥슨재단은 게임 '마비노기'를 만든 아트 직군 직원과 함께 게임과 예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bordeless' 미술전을 열기도 했다. 

올해 네코제(넥슨콘텐츠축제)에선 내년에 '공모전' 형식으로 기획 중인 '보더리스' 프로젝트 내용이 소개될 예정이다. 넥슨이 제공하는 IP를 활용해 누구나 영상, 음악 등 창작물을 만들면 된다. 공 국장은 "제공할 수 있는 IP는 최대한 공개하고 싶고, 가능하다면 인디게임 IP도 함께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바람을 내비쳤다.

대상이 어린이·청소년에 집중된 넥슨재단의 확장성도 기대된다. 올해 인기를 끈 넥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나라:연' 'V4' 등은 30대 이상 연령층도 자주 찾는 게임이다.

공 국장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우선 생각하다 보니 사회공헌 활동이 아이들에게 집중됐었다"며 "사회에 기여할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필요한 일들을 묵묵히 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